[ WE NEED TO TALK ABOUT KEVIN ]


(감독님 인터뷰라 에즈라 얘기보단 영화 제작에 관한 얘기가 많은데 웹에서 찾기 어려운 자료라 업로드 해둠)


2011년 11월





단순히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히트 소설을 그대로 각색한 것을 훨씬 넘어, '케빈에 대하여'는 영화의 감독, 린 램지에 대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한나 맥길과 린 램지가 얘기를 나눴다.


린 램지와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나는 그게 토마티나가 열리던 바로 그날 찍힌 거란 사실을 알았다-토마티나는 스페인 푸드 파이트 페스티벌로, 램지의 신작 <케빈에 대하여>의 오프닝 촬영이 이루어진 곳이다.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에바 카차도리안은 아주 불행한 어머니가 되기 전의 그날, 으깨진 토마토로 범벅을 한 사람들이 밀려드는 그 한복판에서 등장한다. 토마티나의 이국적인 무질서함은 에바가 어머니가 되기 이전에 여행하고, 탐험하고 또 자신의 감정에 빠져들기를 즐기는 자유로움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한 그 짓이겨진 붉은색과 불안한 신체적 방종 속에서 그녀의 아들, 10대의 케빈이 스스로를 그 대단한 논란거리로 만들도록 해줄 고등학교 학살 사건을 미리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분명 린 램지만의 시퀀스이기도 하다: 색감의 과격한 홍수,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캐릭터, 노골적이고 위험한 관능. 확실히 이 오프닝은 영화에 감독의 심미안적인 도장을 남겼고, 한편으로는 인기와 많은 논쟁을 일으킨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원작 소설로 인해 영화가 너무 고정돼있다고 보일 수도 있다. 그 뒤에, 자기 아들의 많은 희생자들 중 한 부모로부터 숨어 수퍼마켓 복도에 있던 에바가 진홍색의 토마토 수프 캔이 진열된 곳 앞에 있는 화면이 나오면서 토마티나를 미러링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큰 부분은 잘게 끊어, 에바의 이야기 속 다른 시점들로부터 추려낸 짧은 장면을 집어넣으면서 램지의 영화는 슈라이버의 길고 자세한 이야기를 박력있고 효과적인 그림으로 응축했다. 우리가 어느 시점에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목소리는 빠지고, 그저 다른 나이대의 케빈을 연기한 세 명의 배우와 에바의 나이를 보여주는 다른 헤어스타일만 있을 뿐이다. 이런 인상파적인 방법에도 불구하고, 램지는 놀라운 스토리적 강렬함과 결합을 성취해냈다-그건 아마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램지의 투자와 지식이 아주 장기적이고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슈라이버의 책에 대한 램지의 유대감은 즉각적이었다 - 그러나 그건 5년 전이었고, 램지가 처음 책을 받았을 때, 그 책의 우승기는 아직 올라가지 않았었다.


"책을 읽고 제가 생각했던 첫 번째는 이게 정말 근원적인 터부를 다루고 있다는 거였어요: 만약 당신이 당신의 아이를 좋아하지 않으면?"라고 램지는 회상한다. "그냥 이 생각만 들었어요, '이거 만들어야지!'" 이전에 책을 전해줬던 BBC 필름이 램지와 영화를 만드는 데에 동의했고, 서밋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미국의 지원도 받았다. 하지만 그 뒤 서밋이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메가 히트 치면서 바빠졌다 - 램지가 "dancing"이라고 불렀던 그해 이후 그들은 철수했다.


"좀 치사했죠." 자신이 생각해둔 예산을 삭감하고 다시 투자자를 찾아봐야 했던 감독은 그렇게 평한다. "정말 저예산으로 만들기에는 복작한 프로젝트예요. 애들도 데리고 있고요. 18년이라는 기간을 표현해야 돼요. 영국 투자금도 있고 미국 투자금도 있어요. <피츠카랄도>(역: 감독과 배우 사이가 불편했던 영화라네요) 같은 거예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랬어요: '나 이거 포기 안 해, 절대로.' 저예산에 맞도록 새로 생각을 해야 했죠 - 다시 벗겨내지만 핵심은 그대로 두기로." 필요하니까 좋은 점이 생겼어요: '더 짧아지겠지만 더 강력해지고, 더 내 것이 되고 있어.'"


프로젝트가 '자신의 것'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은 이미 성공한 베스트셀러에 의해 소비된 램지에게 있어 분명히 핵심이었다. 10년 전, 램지와 공동각본가 리안나 도그니니는 각앨리스 시볼드의 <러블리 본즈>가 거대한 성공을 거두기 전에 이 책을 각색하는 데 길고 힘든 작업을 했다. 드림웍스가 참여했고, 이 프로젝트는 피터 잭슨에게 넘어갔다. "그 이후로는 뭐든 겪어낼 수 있을 거 같았어요,"라고 램지는 무시무시하게 말했다. "수많은 물밑 작업이 있었고 사람들이 정말 탐욕스러워졌죠...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건 내가 아냐. 여기서 벗어나야겠어.'"


잭슨의 2009년 영화(역: 러블리본즈)가 크게 실패했을 때 램지가 샤덴클로이데(역: 남의 불행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를 확실히 어느 정도 느꼈을까? "전 그게 그 수준에서 작업될 프로젝트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었어요."라는 것이 램지가 할 말의 전부다. "저는 거기에 다른 방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좀더 심리적이었죠. 어떤 부분에선 정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제가 순진했죠 - 전 막 인디 영화계에서 빠져나온 사람이었고요. 지나고나니 제가 할 일은 제 자신의 권리를 따내는 거더라고요. 힘든 일 겪으면서 배우잖아요."


<러블리 본즈>가 잘 안 된 이후로 램지의 부재는 '램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많은 의혹을 이끌어냈고, 크게 찬사를 받은 두 편의 영화 데뷔작- <쥐몰이꾼>(1999)과 <모번 칼라>(2002) -을 찍은 그 여성을 지켜보는 데에 실패했다는 논쟁도 종종 있었다. 사실 램지는 <케빈에 대하여>를 자신의 복귀작으로 보는 걸 꺼린다. "영화 산업 밖에서 정말로 좋은 시간 보냈어요,"라고 램지는 말한다. "음악을 하고 있었어요. 더 많은 글을 썼고요.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었던 건 아니라니까요! 다른 스킬을 많이 얻었어요."


실제로, 램지의 창의적인 멀티태스킹은 그녀가 '케빈'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분명히 드러난다. 그녀는 그 프로젝트의 재정과 제작에 있어서 프로듀서는 열정적으로 캐스팅에 참여하고 영화의 비쥬얼 스타일과 편집에 있어 아주 확실한 선을 명백히 둬야한다고 생각한다. 시무스 맥가비가 영화를 촬영했다 - 램지가 평소 일하는 DP 알빈 쿠츨러 없이 첫 작업이다. "다른 DP랑 작업하는 게 저는 두려웠어요,"라고 램지가 인정했다. "그리고 편집가도 달랐죠[조 비니] - 완전히 새로운 팀이었어요."


30일이라는 촉박한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맥가비의 "눈이 겁에 질려있었다"고 램지는 농담을 했지만, 그는 중요한 혐력가임을 증명했다. 그들의 한정된 시간에 맞서기 위해, 맥가비와 램지는 촬영 전에 영화 전체의 철저하게 촬영 리스트를 짰다: 또 제작자가 2.35:1 와이드 비율로 촬영하기 위해 추가적인 경비에 동의하도록 함께 설득했다. "제작자들은 그게 너무 비싸다고 겁을 냈지만, 거기엔 그만한 장점이 있었어요,"라고 램지는 말한다. "스코프로 넓게 프레임을 잡으면, 그걸로 미장센을 표현할 수 있어요 -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인 프레임을 만들 수 있었죠. 그게 시간을 많이 절약했어요."


와이드 프레임은 또한 램지와 맥가비가 영화의 웅장한 분위기가 너무 실내에 있단 것과 폐쇄공포증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게 해줬다. '케빈'은 그들의 신중하고 널찍한 구성, 사람들 사이의 실질적인 공간과 갭으로 나타나는 불안한 연극, 또한 에바의 남편 프랭클린(존 C. 라일리)이 가족을 위해 산 - 보헤미안인 에바에겐 독선적인 행동인 교외의 악몽이자 곧이어 에바와 케빈의 전쟁터가 된 - 으스스하고 화려한 코네티컷 집의 파멸을 떠올리게 하는 마치 연극같은 분위기로 특징지어 진다. 


"그 주택 엄청 소름끼쳤죠."라고 램지는 말한다. "돈만 드는 그런 집들이 엄청 많잖아요, 특히 코네티컷에요. 그 집은 세트가 아니었지만, 세트처럼 보이게 하려고 디자이너한테 많이 얘기했었어요 - 왜냐하면 모든 게 그 가족 안에서는 연기가 되고 있거든요." -양육의 양면으로서, 그리고 어쩌면 일반적인 미국 가정의 양면으로서의- 연기된 즐거움이라는 생각은 자신의 버르장머리 없는 아들을 향한 프랭클린의 둔감하고 호들갑스러운 상냥함에서부터 학살 이후 에바가 다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희망없는 노력을 기울이며 참여한 코믹하게 그로테스크한 오피스 파티까지, 램지의 영화 속에서 드러난다. 에바가 유아기 시절 둔하고 말을 안 하는 케빈에 대한 소견을 듣기 위해 찾은 의사의 진료실도, 한편으론 공포 영화처럼 노골적으로 광대 그림으로 꾸며져있다. 딱딱하게 굳은 스윈튼의 연기와 함께, 아주 재치있는 연출로, 영화는 에바의 운명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우울한 멜로드라마나 눈물 젖은 동정심과는 확실히 거리를 둔다. 




속 이야기


램지의 영화는 어두운 유머 또한 잘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슈라이버의 책이 보여주는 신랄한 톤 덕분이다. "중요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영화로 작업하려고 하지 않았어요."라고 램지는 주장했다. "첫 번째 이유는, '고등학교 학살 사건'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면 사람들은 2킬로미터는 도망가버려요. 그렇게 언급되는 것도 원치 않고요 - 저는 이걸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라고 말해요." 이것은 외부에서 보는 케빈을 바라보는 것보다 에바의 주관을 강조한다는 걸 뜻한다. 우리는 에바의 눈을 통해 사건을 본다 - 이것은 당연히 우리가 전체 그림은 보지 못한다는 걸 뜻할지도 모른다. (시간과 상황이 충분했다면, 램지는 같은 이야기로 두 개의 영화를 더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케빈의 관점과 프랭클린의 걸로. "근데 그러면 내 커리어의 나머지는 그게 다 차지했을 거예요.") 그러면서도 가끔은 통렬하게, 에바와 케빈 사이의 닮은 점을 강조한다: 케빈의 날선 모습과 완강함은 에바 자신을 비춘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감각이란, 그들이 즐거운 곰 같은 프랭클린과 공유하는 것보다 서로서로에게서 더 많이 공유하는 것이다. 


틸다 스윈튼과 십대의 케빈을 연기한 에즈라 밀러 사이의 케미스트리는 강렬하고도 복잡했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걸 봤을 때, 둘의 광대뼈가 대칭되는 거 같았어요,"라고 램지가 회상했다. "또 에즈라가 틸다한테 들이대는 거 같았어요. 틸다는 항상 그걸 안 좋아했고요 - 바로 불편해했죠." 밀러의 연기는 기민했다: 그의 케빈은 공상 속 반항적인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복잡한 존재로, 그의 냉소적인 거만함은 손에 잡힐 듯 명백한 약점과 함께 존재한다. 램지는 처음에 밀러가 역할에 비해 "너무 예쁘지" 않은지 고민했지만, 그의 화려한 외모가 (또 다른) 관점을 더해줄 거라고 확신했다. "걔를 좋아하고 싶죠... 빠져들면서도 거부할 거예요."


반면, 스윈튼은 에바로서 자신을 '할머니'로 만드는 데에 흔쾌히 결심했다. "엉망으로 보였어요,"라며 램지는 웃었다. "저희 항상 틸다를 더 별로고, 더 나이 들어  보이게 하려는 메이크업을 했어요. " 하지만 그것은 기꺼이 협력하면서 트레일러를 넓히지도 못하는  프로젝트의 제약과 부대끼고자 하는 틸다의 의지였으며, (그녀의) 스탭들은 틸다가 역할에 딱이라고 램지를 설득했다. "처음에는 틸다가 너무 이국적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램지가 시인했다. "냉정하고, 양성적이어서 또 저흰 아주 이국적인 역할로서의 틸다만 봐왔는데, 틸다의 또 다른 면이 있었어요 - 틸다는 정말로 쿨한 사람인데도 현실적이에요. 몇 년동안 틸다를 만나오면서 틸다가 저랑 뭔가 작업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어요. 틸다가 그 주제를 정말 좋아했어요." 실제로 너무 그래서, 틸다는 오디션을 제안하기도 했다. "틸다는 사람들한테 오디션 볼 필요 없어요! 전 생각했죠, '의지가 있구나. 그럼 틸다를 좀 덜 틸다스윈튼스럽게 만들어볼까?'"


그 명성의 힘이란 에바의 남편을 연기한 존 C. 라일리를 확실히 겁먹게 했다. "존은 킬다가 정말 아름다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램지는 회상했다. "이러더군요: '틸다는 여신이에요! 틸다가 나랑 뭘 하고 있는 거죠?' 프랭클린은 책에서 미국의 모든 남자들을 더 나타내지만, 저는 조금 2D같은 면을 발견했어요. 처음에 존을 고려했었어요 - 존이 정말 온기를 가져왔죠. 그 광기를 생각하면, 그건 촬영장의 대단한 안식이었어요."


그 광기에 기여한 것은 램지가 이전에 주장해왔어야 했던 것은 아닌 미국의 규정과 규제였다. "어떤 규정은 심하게 돌아있어서 너무 카프카적이에요,"라고 램지는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자신의 스틸 포토그래퍼를 고를 수 없었는데, 조합의 룰이 조합 멤버를 고용하길 원하기 때문이었다 - 혹은 제작사가 감당할 수 없는 20,000불의 벌금을 내기를. 에바가 케빈의 유모차를 뉴욕 거리의 공사장 드릴 옆에 갖다놓은 짧은 장면은 그의 울음을 피하기 위해 딱 필요한 순간이었다. "공사장 드릴 관련해서 일곱, 여덟 번은 미팅 했어요." 촬영 위기의 순간에 처해, 프로젝트가 불안한 상황에 놓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트와일라잇> 감독] 캐서린 하드윅이 제게 한 번 그런 말을 했어요; 가끔은 그냥 날짜 잡고 이렇게 말하는 게 최고라고요. '그냥 저 이거 할게요.' 약간 갑질 같은 거죠."


램지는 칸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낼 것이다 - 그리고 영화 제작기간 동안 감독과 최소한만의 연락을 했던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신랄한 축복도 종종. "나만의 것을 해내고자 했어요,"라고 램지는 설명했다. "그 점에선 슈라이버가 실망했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슈라이버는 정말로 관여하길 원치 않았어요. 슈라이버는 제가 한 것보다 더 많은 걸 바꿀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첫 상영 때 슈라이버가 와서 꽤 무서웠다더라고요 - 그런데 정말 맘에 들었대요. 저를 크게 안아줬어요."


슈라이버의 책은 모성의 양립에 관한 주제와 양육이라는 행위의 범위에 대해서 격렬한 토론을 이끌어냈지만, 램지의 표현으로는, 이것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꺼림칙하게 부정적인 생각을 지니고 있는 부모들과의 다중화음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에바와 닮아있을 수 있어요,"라고 램지는 말했다. 그리고 어쩌면, 에바의 경력과 그녀의 부모로서 가지는 책임감 사이의 충돌과도. 아직 부모가 아닌, 램지가 "이것에 대해 고민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여성 감독이라면 아이를 가지는 게 정말 힘들어요, 배우자가 돈을 정말 많이 벌고 남편이 전업주부이 않은 한은요."


<케빈에 대하여>가 개봉했을 때 우리는 악의 씨앗과 비난 받는 어머니에 대한 좀 더 불안한 칼럼을 기대했을 수 있다. 몇몇은 틀림없이, 그녀가 뇌쇄적인 반영웅적 청소년을 미화한 것에 램지를 비난할 것이다. 그게 걱정스러울까? "사방에 흑백논리가 너무 많아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제게 가장 최고의 것은 똑바른 길을 쫓아가지 않아서 흥분되는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말해오고 있어요. '나는 케빈이 정말 좋아'! 이거 좀 무섭죠, 하지만 할 일은 다 한 거면, 전 행복해요!"

Posted by duc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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